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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붙은 맨해튼 주상복합 23% 급락…이름 떼면 9%↑

'트럼프' 붙은 맨해튼 주상복합 23% 급락…이름 떼면 9%↑

대통령 당선 전후 막말 논란에…프리미엄서 애물단지로 전락입주민들 건물명 변경해 가격방어…이름 빌려주던 호시절 지나2022년 8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앞에 경찰관들이 서 있는 모습. 2022.8..8.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붙은 맨해튼 주상복합 23% 급락…이름 떼면 9%↑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값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고급 주거문화의 대명사였던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 당선 전후 불거진 막말 논란 탓에 되레 집값을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사이 입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에서 트럼프를 떼는 방식으로 가격 하락을 방어했다.
'트럼프' 붙은 맨해튼 주상복합 23% 급락…이름 떼면 9%↑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두 곳과 경제학 교수를 인용해 트럼프의 이름 유무에 뉴욕 맨해튼 소재 콘도미니엄(한국의 주상복합 아파트) 희비가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2013~2023년 트럼프 이름이 붙은 맨해튼 콘도미니엄 7곳의 평방피드당 가격을 비교했더니 시티리얼티는 23%, 또 다른 조사업체인 애톰(ATTOM)은 1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붙은 맨해튼 주상복합 23% 급락…이름 떼면 9%↑
반면 같은 기간 트럼프 이름을 제거한 콘도미니엄 4곳은 9% 상승해 지역 평균 콘도미니엄 상승률(8%)을 웃돌았다. 스틴 밴니우어버그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방 3개짜리 콘도미니엄끼리 비교한 결과 트럼프 건물이 2013년 정점 대비 2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하락 원인으로는 건물 노후화와 신규 분양 등이 거론됐지만 이름을 떼면 가격이 방어된 만큼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 추락이 가장 크다고 벤니우어버그 교수는 지적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공교롭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동산 가치를 부풀린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받은 이후 공개됐다. 앞서 지난 16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대출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트럼프그룹의 소유자산을 허위 신고했다며 3억6400만달러(약 480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변호인단은 트럼프 브랜드 가치를 이유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민들은 트럼프 이름을 건물에서 차츰 지우기 시작했다. 리버사이드 대로에 자리한 '트럼프 플레이스'에 거주하는 영화 '더티 댄싱'의 제작자 린다 고틀립은 입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2018~2019년 건물 이름을 바꿨다. 2016년 대선 전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뱉은 여성·이민자에 대한 거친 발언이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NYT에 "이름보다 숫자만 있는 단조로운 주소가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을 물려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70년대 맨해튼의 낙후된 지역에 있던 코모도 호텔을 화려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재건축해 수완을 인정받았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호화 콘도미니엄을 맨해튼 중심부에 잇달아 건설하면서 '뉴요커들의 주거 방식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건물 입지·평면도와 더불어 트럼프 이름이 붙었는지 여부에 따라 분양가가 달라지자 일부 건설업자들은 그의 이름만 빌려 콘도미니엄을 지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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