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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경제' 넘은 일본 증시…"연내 43000 넘본다"

'버블 경제' 넘은 일본 증시…

닛케이, 34년 만에 최고엔저 효과·주주친화 경영에 '차이나런' 외자 유입 영향도올 17% 급등…추가상승 기대< 39000 돌파에 웃음꽃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22일 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넘었다.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소프트뱅크그룹 등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도쿄 시내에서 닛케이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39,000선을 돌파하며 ‘거품 경제’ 붕괴 후 34년여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업 실적 호조,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주주 중시 경영, 미국 증시 호황 등에 힘입은 결과다. 추가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연내 40,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닛케이지수는 22일 전날보다 2.19% 오른 39,098.68로 마감했다.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인 38,957을 훌쩍 넘어섰다. 일본 증시는 자산 거품 붕괴와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쇼크에 따른 금융위기 등 영향으로 2009년 3월 7,054까지 추락했다. 이후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신조 2기 내각이 대대적인 증시 부양에 나서자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올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일본 증시는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그대로 이어받으며 올해에만 17%가량 상승했다. 이날 최고치를 경신한 1차 동력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었다.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 주문이 쏠리며 증시를 끌어올렸다.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 실적이 호조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를 차지한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달 들어 시가총액 50조엔(약 442조원)을 돌파했다.당국의 주주 중시 경영 유도책도 한몫했다. 지난해 3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의 저평가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개선안을 요구했고, 기업들은 지난해에만 9조6000억엔(약 86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으로 화답했다.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일본 증시에 유입되며 지난달 말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이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웃돌아 3년7개월 만에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야마토증권과 노무라증권은 각각 올해 말 전망치를 43,000과 40,000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일본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경제 비관론에 해외 증시로 발을 돌렸던 일본 투자자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국 증시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7인의 사무라이'가 이끈 닛케이 랠리…"기업, 돈버는 힘 키웠다"사상 최고…日 증시의 봄, 상장사 실적 3분기 연속 최고치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 도요타자동차, 스바루, 미쓰비시상사.골드만삭스가 최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고전 영화 ‘7인의 사무라이’에 빗대 선정한 일본 닛케이지수를 주도하는 7개 종목이다. 미국 뉴욕증시를 이끄는 ‘매그니피센트7’ 못지않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3월 이후 주가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 매그니피센트7은 주로 매출 확대에 힘입은 반면 7인의 사무라이 주식은 대부분 이익률과 주가수익비율(PER) 확대에 기인했다”고 강조했다.도요타에 ‘엔비디아 3형제’까지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닛케이225지수가 34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대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힘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이 도쿄증시 프라임 시장에 상장한 3월 결산 기업의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 1~3월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나 3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됐다.가장 선두에서 증시를 이끄는 것은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 도요타자동차다. 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도요타는 북미를 중심으로 이익률이 높은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를 늘리고 있다.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4조5000억엔에서 9%가량 늘어난 4조900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일본 증시는 ‘엔비디아 특수’도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엔비디아 3형제’로 불리는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와 통신 대기업 소프트뱅크그룹이 주인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 수요가 계속 늘면서 반도체 관련주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미쓰비시상사는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일본 5대 상사 중 하나로 유명하다. 버핏의 미국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는 5대 상사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다. 2020년 미쓰비시상사 등을 5% 넘게 취득한 데 이어 작년에는 지분을 평균 8.5% 이상으로 높였다.물가·임금 선순환 기대일본 물가가 지난해 4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물가 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가 3년 연속 2% 넘게 상승한 것은 ‘거품 경제’의 끝지점인 1989~1991년이 마지막이었다. 물가 상승 역시 기업의 ‘돈 버는 힘’을 키우고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기업들의 임금 인상 여력도 충분하다. 자동차업체 혼다는 전날 노조의 임금 인상과 보너스 요구에 모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일본 대표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은 지난달 임금을 4% 이상 올려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기대도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당국의 ‘주주 친화 경영’ 유도도 영향을 미쳤다. 미쓰비시와 캐논은 작년 6월 각각 3000억엔, 1500억엔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의 배당금 확대로 지난해 일본 상장사의 주식 배당액은 역대 최고인 15조7000억엔을 기록했다.새로 단장한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도 한몫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납입 한도를 대폭 상향하고 비과세 기간을 확대한 이른바 신(新)NISA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에선 주식 매매 차익, 배당 수익 등에 20%가량의 세금이 붙는다. 하지만 NISA를 통해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세금이 1원도 붙지 않는다. 비과세 한도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SMBC닛코증권은 최근 신NISA 효과로 연 2조엔(약 18조원)이 일본 증시에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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