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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엘리트 '테라' 권도형…허망하게 끝난 도주극

추락한 엘리트 '테라' 권도형…허망하게 끝난 도주극

"숨지 않아" 공언한 뒤 잠적…위조 여권으로 비행기 타려다 검거 권씨 '한국행' 원했지만 결국 미국으로…100년 이상 징역 가능성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의 피해를 입힌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송환된다. 2022년 4월 권씨가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한지 22개월 만이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 명단에도 오른 권씨는 어떤 도피 행각을 벌였을까.23일 법조계와 몬테네그로 현지 일간지 '포베다' 등에 따르면, 2022년 5월경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씨와 그의 회사를 수사해달라는 신고가 싱가포르 경찰에 접수됐다. 이후 한국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수사에 착수했다. 심상치 않은 수사 당국 움직임에 권씨는 한국과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사무실을 모두 비우고 잠적했다. 같은 해 9월 검찰은 권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밟았다. 외교부에도 권씨 등 테라폼랩스 직원 5명의 여권을 무효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때만 해도 수사당국은 권씨가 싱가포르에 있을 거라고 봤다.그런데 권씨의 행방은 다시 묘연해졌다. 싱가포르 현지 경찰이 권씨가 자국 내에 없다고 밝히면서다. 결국 인터폴이 권씨에 대해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권씨는 돌연 9월 말께 트위터에 "전에 말했듯,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산책하러 가고 쇼핑몰도 간다"고 밝혔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 건가"라고 묻자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며 태연히 답하기도 했다.검찰의 생각은 달랐다. 검찰은 9월 초께 권씨가 이미 싱가포르에서 출국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에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권씨의 도주 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두 달 만에 세르비아로 체류지를 옮겼다. 권씨의 여권은 이미 무효화돼있는 상태라 인접 국가로 거처를 옮겼을 가능성도 있었다.2023년 3월, 싱가포르와 미국은 권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얼마 후 뜻밖의 장소에서 권씨 체포 소식이 전해졌다. 권씨는 도주 만 1년 만에 세르비아 인접국인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다. 권씨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를 탑승하다가 덜미를 잡혔다.몬테네그로 경찰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권씨를 기소했다. 한국 검찰은 권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몬테네그로 당국의 결정을 기다렸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권씨에 대해 "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고 밝히면서 때아닌 한·미 쟁탈전이 일었다.도피 행각을 벌이던 중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24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 있는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결국 몬테네그로 법원은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각)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보도했다. 동시에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일반적인 범죄인 인도 절차는 법무부 장관이 송환국 결정 주체가 돼야 한다. 다만 권씨가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약식 절차에 동의하면서 법원이 결정 주체라고 봤다.몬테네그로 법원 결정으로 권씨는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해서다. 권씨가 줄곧 한국행을 원했던 이유다.권씨는 미국으로 인도가 되면 뉴욕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공문서 위조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형기가 다음 달 22일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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