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미세환경의 암 연관 지방세포가 분비체 발현에 영향美암학회 학술지 게재… "진단법·치료제 개발에 활용 기대"박지영 유니스트 생명과학과 교수(앞줄 맨 왼쪽)와 김사희 연구원(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 (유니스트 제공)
(울산=뉴스1) 임수정 기자 = 유방암의 성장·전이를 직접 조절하는 세포가 세계 최초로 우리 연구진에 발견됐다. 유방암 조기 진단과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에 따르면 유방암의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가 유방암세포의 생존·전이를 조절한다는 사실이 박지영 생명과학과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가 출간하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 온라인판에도 지난달 20일 게재됐다. '종양 미세환경'이란 종양이 존재하는 세포 환경을 뜻한다. 종양 미세환경 속 지방세포는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증식을 촉진하는 다양한 분비체를 제공할 수 있다. 암세포는 지방세포의 이런 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 특성을 변화시키기도 하며 이 경우 '암 연관 지방세포'라고 부른다. 박 교수 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견된 암 연관 지방세포가 분비체 'FAM3C'를 조절한다는 걸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조절된 분비체가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이 바뀌도록 유도해 가까이 있는 유방암 세포의 생존·전이를 촉진한다는 것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반면 유방암이 말기가 되면 암 연관 지방세포가 FAM3C 분비체 발현을 감소시키고, 초기 때와 달리 암 연관 지방세포의 섬유화를 촉진한다. 암 말기에 발생한 암 연관 지방세포는 섬유화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을 더 경직되도록 변화시키고, 이런 변화는 암세포가 더 쉽게 이동·침투할 수 있게 만들어 암의 전이를 촉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암세포 억제를 위한 과정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의 FAM3C 분비체를 억제하면 유방암의 성장·전이도 억제된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연관 지방세포가 분비체 FAM3C를 통해 유방암의 성장·전이를 직접 조절한다는 걸 검증했다"며 "우리 실험 결과를 향후 유방암 조기 진단 마커 및 전이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