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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요동치는 미 대선, 적극 지지층에선 바이든 우세

판세 요동치는 미 대선, 적극 지지층에선 바이든 우세

지난 2월 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선 유세를 펼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photo 뉴시스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재대결로 진행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공화당 후보경쟁에서 트럼프가 우세를 굳힌 이후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경합하거나 트럼프가 다소 우세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바이든이 조금씩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선 9개월을 앞둔 현재 트럼프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트럼프의 백악관 탈환 여정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지난해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경합하거나 일부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실시된 워싱턴포스트·ABC방송 조사에서는 51% 대 42%로 오차범위를 벗어나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이 "고령과 난민정책의 혼선 때문에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대선후보를 인기 높은 액션스타인 드웨인 존슨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등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바이든 진영은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공세적 선거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재선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올해 들어서는 바이든에 유리한 쪽으로 양상이 바뀌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올해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예상 외 선전첫째, 민주당은 올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 바이든의 부통령시절 기밀유출을 수사한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을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형편없는 기억력을 가진 노인"이라고 지적하여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그런데 공화당이 바이든의 인지능력에 세찬 공격을 벌이던 지난 1월 13일 실시된 뉴욕주 3구역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큰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 소속의 조지 산토스 의원이 제명된 이후 실시된 것으로, 미국 미디어나 정계에서는 다가오는 11월 대선의 선행지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전 조사에서는 민주당의 토머스 스워지 후보와 공화당의 마지 필립 후보가 46% 대 45%로 팽팽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가 가장 유리하게 나온 조사에서도 겨우 4%포인트 앞서는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민주당 후보가 53.9%를 득표하여 46.1%를 획득한 공화당 후보에 압승을 거두었다.펜실베이니아주의 140선거구 주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67.7% 대 32.3%로 공화당에 대승을 거두었다. 지난 2020년 실시된 같은 지역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60%를 득표한 바 있다. 당시 대선에서도 이 지역에서 바이든은 55%, 트럼프는 44%를 획득했었다. 4년 전에 비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표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오클라호마주의 39선거구 주하원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공화당 강세 지역인 이곳에서 2020년 트럼프는 바이든에 26%포인트 차로 압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승리했지만 표차는 50.3% 대 45.1%로 5%포인트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선거결과는 오는 11월 5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우세할 수 있다는 낙관적 결과를 예상케 한다. 민주당은 11월 선거에서 바이든의 재선과 함께 상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둘째, 많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여전히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적극 투표층(likely voters)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패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바이든이 저조한 지지도, 고령 등으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승리 가능성을 시사한다.지난 1월 11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둘째). 지난 2월 16일 법원은 사기대출 선고공판에서 트럼프에게 3억6400만달러의 벌금을 내라는 판결을 내렸다. photo 뉴시스적극 투표층에선 바이든 42%, 트럼프 39%지난 1월 발표된 빅빌리지 조사의 경우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38% 대 38%로 동률이었지만, 적극 투표층 사이에서는 바이든이 42% 대 39%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시에나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46% 대 44%로 바이든에 앞섰지만 "거의 확실히"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에 47% 대 45%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로이터·입소스가 미국 전역의 성인 44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트럼프가 38% 대 36%로 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적극투표층 조사에서는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접전을 벌였던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들인 아이오와,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의 적극투표층에서는 바이든이 4%포인트나 앞서며 여유 있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는 것은 '트럼프주의'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게 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지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2020년보다 하락한다면 바이든이 신승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투표율이 저조한 저학력층이나 노동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낼 수도 있지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이번에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재생산권리(reproductive right), 즉 낙태권을 주장하는 여성들이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훼손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서면 바이든은 손쉽게 당선될 수도 있다. '뉴스위크'는 최근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은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좌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셋째, 중도파의 거물인 민주당 출신의 조 맨친 전 상원의원이 지난 2월 16일 대선 출마를 포기한 것도 바이든에게는 희소식이다. '보수적 민주당원'임을 자임하는 맨친은 공화당세가 강한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상원에 진출했던 인물이다. 그는 상원의원 재직 시절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에 반대하여 바이든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턴매치를 두고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비호감 대결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여 제3당 후보가 출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원들은 온건한 중도파 출신의 제3당 후보가 나타나 바이든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 때문에 노심초사해 왔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스윙보터들(swing voter)이 맨친 같은 중도파인 제3의 후보를 찍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도 바이든은 중요한 스윙스테이트들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조지아주에서 승리하였지만 당시 이 3개 주에서 트럼프와의 표차는 모두 합해 4만4000표 차에 불과했다. 맨친 같은 중도파 정치인이 제3당인 노레이블스(No Labels)의 후보로 나서면 10%가량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사가 나오기도 하였다. 그런데 맨친이 지난 2월 16일 "나는 스포일러가 되지 않겠다"며 출마를 포기한 것이다. 영국 BBC는 맨친의 대선 불출마 소식을 전하며 "바이든 캠프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중도파 거물인 민주당 출신의 조 맨친 전 상원의원. 그가 지난 2월 16일 대선 출마를 포기한 것도 바이든에게는 희소식이었다. photo 뉴시스조 맨친 출마 포기도 바이든에 유리미국 대선 결과 족집게 예측으로 정평 나 있는 아메리칸대학의 앨런 릭트먼 교수도 이번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고 트럼프 지지 성향의 폭스뉴스가 지난 2월 11일 보도했다. '백악관으로 가는 열쇠들(Keys to the White House)'이라는 분석틀로 1984년 이후의 대통령 당선자를 정확히 맞혀온 릭트먼 교수는 연임 여부, 제3당 후보의 유무, 단기 경제성과, 장기경제전망, 폭동, 스캔들, 외교 실패, 후보자의 카리스마 등 13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선거를 예측해왔다. 릭트먼 교수는 현재 바이든이 5개, 트럼프가 3개의 열쇠를 각각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을 장악하고 경쟁자인 바이든이 카리스마가 없는 점 때문에 3개의 키를 확보한 반면 바이든은 "재임 중 국민소득이 이전의 2개 임기 동안보다 증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다. 릭트먼 교수는 연임을 시도하는 바이든이 오는 11월까지는 나머지 열쇠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선이 아직 9개월이나 남아 있기 때문에 유권자의 표심 변화에 영향을 미칠 시간은 충분하다. 바이든도 고령과 이스라엘의 가자전쟁 등으로 진보층 등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있지만, 91개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트럼프의 사법리스크에 비할 바는 아니다. 트럼프와 그의 사업체는 지난 2월 16일 법원으로부터 3억6400만달러의 벌금을 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와 트럼프그룹의 사기대출 재판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가 자산가치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얻은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앞으로 3년간 뉴욕에서 기업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트럼프는 이 판결에 대해 "선거 개입이자 마녀사냥"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즉각 항소할 방침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이번 판결은 트럼프에게 상당한 타격이다. 우선 금전적으로 큰 부담이다. 트럼프가 당장 재산을 몰수당하지 않고 상고하려면 30일 이내에 법원에 3억6000만달러를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는 2016년 선거운동 당시 자신의 재산이 70억달러라고 자랑했지만 '포브스'는 트럼프의 재산을 26억달러, 뉴욕 검찰은 2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 기준으로도 벌금은 그의 총자산의 14~17%에 달한다. 더욱이 그는 지난 1월 작가 진 캐롤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해 8330만달러를 추가로 배상해야 한다. 이어지는 소송으로 인한 소송비용도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당장 5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트럼프가 5억달러를 현찰로 보유하고 있을까? 트럼프는 이전에 4억달러를 현찰로 갖고 있다고 큰소리친 적이 있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 해도 부족하다. 트럼프는 그동안 부동산에 많이 투자했는데 포브스는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5600만달러로 추산하는 등 트럼프가 뉴욕에 보유한 부동산을 4억9000만달러 수준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 밖에도 골프장, 호텔, 콘도미니엄 등을 소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러한 자산 일부를 매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트럼프, 후원금 10% 재판비용으로 지출트럼프가 지지자들의 후원에 의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후원모금액의 10%는 재판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트럼프의 후원조직인 '세이브아메리카'는 4000만달러를 트럼프의 재판비용으로 지급했는데, 이 조직은 현재 500만달러만 갖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가 아무리 부자라 해도 4억~5억달러의 현금을 지출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우며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연이은 사법리스크로 트럼프의 정치자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전 비서인 안토니 스카라무치는 지난 2월 15일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는 돈이 떨어졌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트럼프의 이번 패소에는 그의 사업방식을 넘어 그의 삶과 행동양식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부정적 평가가 반영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는 항상 '거래(deal)'를 강조해왔다. 사실 트럼프가 성공한 사업가이긴 하지만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개발 등에 실패해 파산위기에 몰리는 등 실패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한 이른바 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번 판결에서 지적된 '자산 부풀리기'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딜의 방법'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로 딜을 사업수완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일반인의 눈에는 내로남불의 초법적·불법적 행태에 불과하다고 CNN은 혹평했다. 트럼프가 사업에서의 딜을 정치에 도입한 것도 사실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도 터무니없는 딜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딜을 통해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딜은 푸틴이 원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내어주고 휴전하자는 내용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나온다.러시아의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월 16일에도 독재자 푸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두고 바이든과 트럼프는 극단적으로 달랐다. 바이든은 "푸틴과 그의 악당들(Putin and his thugs)"이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은 푸틴의 잔혹함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악당(thug)'이라는 말은 극단적인 분노를 반영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종군취재 중인 미국 기자를 참수살해한 후세인 잔당들에게 '악당(thug)'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바이든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600억달러 지원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는 것을 두고 "결정적 시기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은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는 나발니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재판, 여론조사, 공화당 경선 경쟁자 니키 헤일리 비판 관련 포스팅을 20여 차례 올렸다. 트럼프는 최근에는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인상을 위해서는 러시아의 침략을 부추기겠다고 강변하여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바이든 캠프는 2월 16일부터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의 친러시아적 입장을 비판하는 거액의 디지털 광고를 시작했다. 이 광고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핀란드, 폴란드, 노르웨이 등 러시아와 접경한 나토 회원국 출신 미국인 유권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칭찬하다(9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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