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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도 총선 블랙홀 된 ‘회칼테러’…황상무 “참모가 부담줘서는 안돼” 자진 사퇴

사과에도 총선 블랙홀 된 ‘회칼테러’…황상무 “참모가 부담줘서는 안돼” 자진 사퇴

尹,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사의 전격 수용
비공식 오찬자리·공식 사과문 발표에도
여·야 한목소리로 "자진 사퇴해야" 지적
"참모가 尹 부담줘서는 안된다" 판단 자진 사퇴
윤-한 갈등 조짐에서 4일 만에 봉합 구도로 전환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20일 밝혔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자진 사퇴했다. 발언이 문제가 된 지 6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알려드립니다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0일 시민사회수석에 선임된 지 111일 만이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5개 매체 기자들과 비공식 오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특정 언론사를 지목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 황 수석은 당시 자리가 공식 오찬 자리도 아니었고 방송사 후배들과의 편한 자리에서 여러 이야기 중에 나온 것이고 특정 언론을 겨냥해 협박을 한 것도 아니었다며 “농담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 수석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의 대 언론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대되면서 황 수석은 16일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또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황 수석은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사과문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공식 사과 이후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사퇴 압박이 더해졌다. 특히 황 수석의 거취를 두고 용산과 여당이 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황 수석에 대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황 수석이 자진사퇴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충돌하는 구도에서 봉합하는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황 수석에 대한 한 위원장의 거취 요구를 윤 대통령이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참모의 언행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흘렀다고 한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황 수석의 발언이 공식 오찬 자리도 아니고, 일부 언론과의 비공식 자리였던 점, 특정 언론을 겁박하기 위함이 아니었던 점 등에는 십분 공감했다. 하지만 정쟁 요소가 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악재가 될 수 있단 점에서 황 수석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해임 촉구 언론현업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사퇴까지 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황 수석은 18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여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19일에도 정상 출근했다. 다만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황 수석에게 관심이 지나치게 쏠려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서였다.

황 수석의 발언이 윤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과 여당의 언론관에 대한 문제로 확전된 것 역시 배경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황 수석 논란과 관련해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이라며 “특히 대통령실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황 수석 거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 황 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이 언론사를 압박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현업 6개 단체는 1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입에 발린 몇 마디 사과로 황 수석의 자리를 보전해 주겠다면, 대통령도 황 수석과 인식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황 수석의 거취가 정국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통령실 기류가 급변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18일 황 수석이 자진사퇴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다르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하자, 황 수석의 사의를 윤 대통령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K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낸 언론계 출신 정치인이다. 강원도 평창 태생인 황 수석은 춘천고등학교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KBS 기자로 입사해 언론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회부·통일부·정치부와 뉴욕 특파원, 사회1부 부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KBS 1TV 평일 ‘뉴스9’ 메인 앵커를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4월 새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앵커 자리에서 하차했다. 황 수석은 KBS에서 퇴직하면서 사내 게시판에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2021년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지난 대선 기간에는 당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언론전략기획단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TV 토론 대응 전략 등을 조언하고 보좌했다.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 후보에 공천됐다가 경선을 거쳐 김진태 현 지사에게 후보직을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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