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스파클뉴스골드스파클뉴스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월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3%였다. 세계 경제 호전에 따라 성장세가 회복될 거라는 전제가 깔린 수치다. 그런데 이 수치는 지금 한창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 낮다. IMF는 올해 러시아 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내다봤다. 서방의 경제 제재까지 받는 러시아가 어떻게 우리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을 수 있을까.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
실제로 전쟁과 제재로 압박받는 러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나은 숫자를 기록하자 세계는 궁금해 했다. 전쟁은 그동안 쌓아놓은 곳간을 소모하게 만든다. 곳간은 새로 채워는 건 쉽지 않다. 전쟁과 제재라는 압박 속에서 러시아의 경제가 성장한다는 건 매우 역설적이다.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
일각에서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활약에 주목한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지가 2024년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28명 중 '파괴자(disrupters) 부문'에서 1위로 선정한 인물이다. 그만큼 유럽에서 영향력을 끼친 그는 '푸틴의 은행원' 또는 '푸틴의 조력자'로 불린다. 군대보다 더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
지난해 연말 러시아 일간지 R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비울리나 총재는 "러시아는 실질적으로 2014년부터 제재 속에서 살아왔다"며 "위안화와 금 보유 비중 확대 등을 방법을 통해 항상 대비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비올리나 총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에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등 제재를 시행하자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올리는 등 파격적인 조치로 맞섰다. 결과적으로 이런 정책은 러시아가 받을 초기 충격을 완화했고 전시 경제로 넘어갈 수 있도록 기여했다.
"포탄 터진다고 민간 경제가 혜택 입는 거 아냐"
반면 GDP 성장률만으로 서방의 제재가 실패하고 러시아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고 결론짓는 것은 오류라는 의견도 많다. GDP만으로는 러시아 경제 상황을 오판할 수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DP에 관한 러시아의 절대적인 수치를 보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전쟁 경제가 광범위한 복원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GDP 성장률이 러시아 국민들의 생활 수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방산 회사가 미사일이나 포탄을 만들면 전장 어딘가에서 터지게 되고 GDP는 증가한다. 하지만 민간 경제는 이 과정에서 거의 혜택을 얻지 못한다"고 전했다.
현 상황이 질적으로 좋은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도 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러시아 경제가 더 나아졌는데 이는 전시 경제에 대한 정부 지출이 강력한 부양책으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비를 재정 지출의 약 30%로 늘리는 국가 예산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러시아 국방비 증액은 생산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감소시킨다.
게다가 물가상승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 러시아의 실업률은 3% 미만으로 소련 붕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7%에 달한다. 전쟁으로 군인들에 대한 현금 보상이 늘었고 소비자 대출이 증가하는 등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물가는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 연 7.5%까지 떨어졌던 금리를 6개월 만에 16%까지 다시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 때문에 러시아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금리 상승의 부담으로 추가 대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도한 군비 지출이 러시아 경제 전반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칭찬하다(529)
허가 없이 전재할 수 없습니다:>골드스파클뉴스 » 전쟁 중인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성장률 높다...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