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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의장, 이 3명 어때요?"…참모들이 트럼프에 권한 인물들

지난주 마러라고 별장서 재선 시 연준 의장 인선 회의…파월 조기 퇴진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밴달리아의 공항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도착하며 경례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올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 후보를 3명까지 추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발언을 보면 후보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매파 성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기조를 편 제롬 파월 현 의장을 "미국의 적"이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3명 중 누구에게도 호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WSJ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무어 해리티지재단 연구원,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학 교수 등 트럼프 전 대통령 경제참모진들은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모진들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경제선임보좌관, 래퍼 전 교수등 3명을 신임 연준 의장 후보로 추천했다. 래퍼 전 교수 추천 논의 때 래퍼 전 교수 본인은 회의에서 빠졌다고 한다. 후보로 이름을 올린 3명의 과거 발언과 이력을 살펴보면 이들은 매파 성향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몸소 겪은 워시 전 이사, 양적완화 비판 입장


2009년 3월 G20 재무장관 회의 현장 사진. 왼쪽부터 케빈 워시 당시 연준 이사,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미국 재무장관, 이성태 당시 한국은행 총재./AFPBBNews=뉴스1
워시 전 연준 이사는 2006~2011년 연준에 재임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경력이 있다. 워시 전 이사의 임기는 2018년까지였으나,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다 조기 하차했다.

2010년 11월 연준이 금융위기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겠다며 국채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시장에 6000억 달러를 수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에도 워시 전 이사는 반대 입장을 표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국채 매입 결정을 겨냥, "자산 매입이 실물 경제에 지속가능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나는 덜 낙관적인 입장"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연준 결정에 반기를 든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발언 후 3개월 만에 연준에서 사퇴했다.

2018년 발표한 저널 '양적완화 10년에서 배운 교훈들'에서 그는 "양적완화로 인해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그것도 정부 주도로 배분된다"며 "수년간 잠잠히 숨어있다 위기의 순간에 문제로 불거져 경계에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힌다"고 경고했다.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아시아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연준 재임 당시 아시아 경제 부문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글로벌 물류업체 UPS와 쿠팡 이사를 맡고 있다. 또 밴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해셋 "연준은 이미 패배했다" 금리인하 시사 반대


2020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경영인들과 회담한 자리에서 케빈 해셋 전 경제선임보좌관이 발언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해셋 전 보좌관도 최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내셔널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시장은 연준이 패배했다고 본다"며 "관련 경제 지표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결국 연준이 패배했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해셋은 CNBC 인터뷰에서 "근원 CPI가 아직도 4%대다. 인플레이션은 잡히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예측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연준이 올해 선거에 앞서 경기를 활성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 때문"이라며 "연준이 섣부르게 금리를 인하한다면 정치 독립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래퍼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지지…"국채 매입 중단하라"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학 교수가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훈받고 발언 중인 모습. /AFPBBNews=뉴스1
래퍼 전 교수도 견해도 비슷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맡았던 그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전 의장의 금리정책을 지지한다. 볼커 전 의장은 제2차 석유파동으로 미국 물가상승률이 13%를 웃돌던 1979년 연준에 취임해 11.5%였던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다. 볼커 전 의장이 권총을 차고 다녀야 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으나 물가는 3년 만에 잡혔고 미국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연준이 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시작한 2022년 6월 그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볼커 전 의장이 과감히 금리를 인상하고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병행한 덕에 고용과 생산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연준에 국채 매입을 시켜 시장금리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준이 '국채 매입을 중단하고 시장금리는 시장이 결정하게 두겠다'라고 발언했더라면 경제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며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3명 중 누구에게도 호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참모 "파월 인선은 실수" 재선 시 조기 해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출석한 모습./로이터=뉴스1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파월 현 의장을 조기 사퇴시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무어 연구원은 WSJ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 후 연방대법원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인선이 연준 의장인데 파월 인선은 최대의 실수였다"며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2026년까지 의장 직을, 2028년까지 이사 직을 수행한다.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파월 의장을 해임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했다. 아울러 몇 달간 더 많은 연준 의장 후보들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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