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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천국 중국서 '팝마트'는 어떻게 캐릭터로 최대실적을 썼나

짝퉁천국 중국서 '팝마트'는 어떻게 캐릭터로 최대실적을 썼나

키덜트 빠진 '입툭튀' 캐릭터, 팝마트 작년 매출 37%↑…한국에도 진출, 해외에서 성장 정체 해법 찾아
팝마트의 상징 격인 캐릭터 몰리./사진=바이두 캡쳐
우주복을 입고 입술을 씰룩이는 새침한 표정의 소녀. 팝아트와 완구를 결합해 IP(지적재산권) 지옥 중국에서 역설적으로 IP 신화를 쓰고 있는 완구기업 팝마트(POPMART)가 지난해도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중국 소비 트렌드를 역행,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해외 진출도 더 강화한다. 한국 매출 증대도 예상된다.

21일 중국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팝마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5% 늘어난 63억위안(약 1.2조원), 순이익은 127.5% 늘어난 10억8200만위안(199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매출 수십조원대 기업이 즐비한 중국에서 1조2000억원의 '작고 귀여운' 팝마트 매출이 화제가 되는 건 팝마트가 중국에선 한때 업종조차 생소했던 캐릭터 완구 기업이기 때문이다.

팝마트는 지난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서 설립됐다. 베이징 시내 왕징지역에 위치한 포스코차이나 본사 건물에서 출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계속해서 사용 층을 늘리고 있다. 한국과는 처음부터 인연이 있었던 셈이다.

팝마트의 주력 제품은 전속계약을 맺은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어찌 보면 장난감 같고 어찌 보면 현대미술이나 팝아트적 느낌을 주는 '아트 토이'들이다.

장난감 피규어지만 시리즈별로 늘어놓으면 조화롭고 아름답다. 한 번의 '구입'보다 여러 차례 구입을 통한 '수집'을 유도하는 게 판매전략이다. 중국인들이 사족을 못 쓰는 '사행성'도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극대화했다. 이제는 일반화 한 '랜덤박스'(블라인드 박스)의 원조 격이 팝마트다. 어떤 피규어가 들어있는지 구입해 개봉하기 전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시리즈를 다 모으고 싶은 욕구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판매전략이다.

팝마트 팝업스토어./사진=바이두 캡쳐
실제 팝마트 매출은 충성 고객인 '회원'에게서 대부분 나온다. 지난해 회원 매출 기여도는 무려 90%다. 가입과 한 차례 구매로 끝나는 게 아니다. 팝마트의 회원 재구매율도 50%에 이른다. 지난 연말까지 중국 본토 회원 숫자만 3435만명이다.

이 전략은 IP 보호 개념이 희미한 '짝퉁 천국' 중국에서 역설적으로 팝마트가 IP 가치를 오롯이 유지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수집을 하다 보면 당연히 '오리지널'을 원하게 된다. 오리지널을 원하는 고객들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주면 된다.

팝마트의 또 다른 전매특허인 로봇매장(자동판매기)이 효자 역할을 했다. 팝마트는 베이징 시내로만 한정하면 거의 모든 유명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핫 플레이스에 대형 매장을 두고 있다. 매장을 입점시키기 모호한 곳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엔 랜덤박스 구입이 가능한 로봇매장을 뒀다. 지난 연말 기준 중국 내 팝마트 매장은 363개(전세계 기준 500여개), 로봇매장은 2190개에 이른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 천국인 중국이지만 팝마트의 성장은 오프라인에 기인한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신 지난해 팝마트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6.52% 줄었는데, 대형매장과 로봇매장 매출은 모두 40% 이상 늘었다. 팝아트 미술관 같은 매장 분위기를 즐기며 직접 오리지널을 구매해 소유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의미다.

성장일로처럼 보이지만 고민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함께 주력제품 몰리의 인기 하락과 랜덤박스 경쟁업체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팝마트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했다. 중국 정부의 사행성 규제 강화 등도 영향을 줬다. 여전히 연간 40%대 성장을 구가했음에도 이전 200%대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며 주가가 급락했다.

팝마트 로봇매장./사진=바이두 캡쳐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한 게 이 즈음이다. 지난해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팝마트의 지난해 홍콩, 마카오, 대만 및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다. 한국엔 2020년 본격 진출했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중심으로 코엑스·용산 아이파크몰·부산 삼정타워 등 전국에 총 7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웬데이 팝마트 회장은 "올해 해외에 50~6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동양권과 서양권 매장 비율이 지난해 7대3에서 올해 6대4 정도로 조정될 것"이라며 "영국 등 유럽 시장 개척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동남아에서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으로 연결되는 레이아웃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진출 승부수가 먹힐지 여부는 두고 봐야 확인될 일이다. 다만 실적 발표 당일인 20일 팝마트 주가는 전일 대비 7% 이상 상승한 27.7홍콩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100홍콩달러를 상회하던 때완 비교가 어렵지만 2월 초 단기 저점인 17.2홍콩달러에 비해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칭찬하다(4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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