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스파클뉴스골드스파클뉴스

두번만 주문해도 이득…1400만명 몰린 '쿠팡 멤버십' 경제학

두번만 주문해도 이득…1400만명 몰린 '쿠팡 멤버십' 경제학

모든 제품 무제한 익일배송
반품·음식배달비도 '제로'
영화·방송 등 OTT 무료시청
통상 건당 배송비 3천원인데
월 4990원…평균 3만원 혜택




# 인천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온라인 쇼핑을 주로 이용한다. 그는 재작년부터 쿠팡 '와우멤버십'에 가입해 취미로 즐기는 레저용품은 물론이고 가족의 먹거리, 아이 장난감 등 필요한 물건을 거의 매일같이 주문한다. 최근 3개월 동안 총 주문 건수는 95건으로, 배송비 약 30만원을 절약했다. 보통 다른 쇼핑몰에서는 주문 건당 배송비 3000원을 내야 하지만 쿠팡에서는 멤버십 혜택을 받아 배송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쿠팡이츠로 음식을 주문할 때도 10%를 할인받아 10만원 가까이 아낄 수 있었다.

쿠팡의 유료 구독 서비스 와우멤버십이 매년 신규 고객 수백만 명을 끌어들일 정도로 인기다. 월 구독료 4990원만 내면 횟수 제한 없이 익일배송이 가능하고 반품도 무료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별도 이용료 없이 와우멤버십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19일 쿠팡은 분기당 최소 한 번 이상 구매하는 활성화 고객이 지난해 4분기 기준 약 2100만명이며, 1인당 평균 41만6000원어치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와우멤버십 회원 가입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3개월간 40만~50만원을 구매하면 배송료·반품비·음식배달비 무료 혜택 등으로 10만원 안팎의 혜택을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11번가·G마켓·네이버스토어 등 다른 온라인 쇼핑몰은 대개 주문 건당 배송비 약 3000원을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은 주문 건수에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만 물건을 구매(3000원×2=6000원)한다고 해도 월 구독료를 뽑을 수 있어 이득이다.

쿠팡 와우멤버십이 인기를 끄는 데는 신선식품을 다음 날 아침에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와우회원은 신선식품을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반면 쿠팡 일반회원은 로켓프레시 주문이 불가능하다. G마켓은 신선식품을 4만원 이상 주문해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와우멤버십 가입 고객은 1400만명이다.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 2100만명 가운데 3명 중 1명은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회원이다. 일반회원은 기본 배송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익일배송 혜택 때문에 쿠팡을 이용한다. 또 쿠팡 비회원이라도 1만9800원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G마켓의 유료 멤버십인 '유니버스 클럽'은 가입비 3만원을 내면 가입비에 상응하는 포인트, 음료권 등을 바로 돌려받는 구조다. 다만 익일배송, 무료배송 혜택 등은 제한적이다. 11번가는 미국 아마존 직구 이용 시 배송비 혜택 등을 주는 '우주패스' 멤버십을 3년 전 내놨다. 다만 국내 주문 시 뚜렷한 혜택이 없어 가입자가 저조했다. 이에 최근 신규 가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쿠팡 멤버십 고객은 배송비 혜택뿐만 아니라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도 별도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을 국내로 초청해 'MLB 서울시리즈'를 개최했다. 지난 17일부터 열린 스페셜 게임 4경기를 포함해 총 6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쿠팡이 이번 대회를 주최하기 위해 얼마나 후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소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투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단 스포츠 경기 단독 중계뿐만이 아니다. 가수 수지가 등장해 관심을 모은 '안나', 배우 임시완이 출연한 '소년시대' 등 쿠팡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도 꾸준히 제작 중이다.

쿠팡이 대형 스포츠 경기와 드라마 등 콘텐츠에 공들이는 것은 구독자를 신규 모집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쿠팡은 재작년 토트넘 홋스퍼 초청 경기를 진행할 당시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고객을 멤버십에 록인(lock-in)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작년 한 해 300만명 증가해 14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600만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총 구독료 수입은 83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만 고객이 1700만명까지 늘어나고, 멤버십 총 구독료는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달 28일 진행한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와우회원에게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혜택과 비용 절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구독료 수입의 5배인 약 4조원에 달하는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물가 상승률은 2022년 5.1%, 2023년 3.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가 가성비 높은 쿠팡 멤버십에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와우멤버십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부담을 낮춰주는 데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칭찬하다(4)
허가 없이 전재할 수 없습니다:>골드스파클뉴스 » 두번만 주문해도 이득…1400만명 몰린 '쿠팡 멤버십'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