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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사실 아니다"…욕설 파문 김정호 전 총괄, 카카오 떠난다

작년 9월 카카오 합류…11월 경영실태 폭로로 큰 파장
카카오, 진상조사 결과 "폭로내용 대부분 사실과 달라"
김 전 총괄 맞섰던 자산개발실 임직원들은 업무복귀 수순
직장내 괴롭힘·명예훼손 등으로 최고 징계 '해임' 처분
김정호, 징계 결과 수용…합류 6개월 만에 씁쓸한 퇴단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지난해 9월 카카오에 합류 후 경영혁신 업무를 총괄했던 김정호 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6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김 전 총괄이 지난해 11월 공개적으로 폭로했던 카카오 내부의 경영실태 역시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호 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사진=카카오)


17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내부 공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허위사실 기반 명예훼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내정보의 무단 유출, 언론 대응 가이드 위반, SNS 활동 가이드 위반 등의 사유로 A크루에 대한 징계를 해고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지는 김 전 총괄의 실명이 아닌 ‘A크루’라는 가명으로 나갔다. 실명으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카카오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다.

김 전 총괄이 징계에 대해 별도로 재심 청구나 이의 신청을 하지 않아 해고 징계는 그대로 확정됐다. 카카오는 “A크루도 이를(징계내용을) 겸허히 수용하며 윤리위에 본인의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은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카카오, 공정성 기하려 외부 법무법인 조사에 참여시켜

이번 징계의 주된 배경은 김 전 총괄이 폭로했던 내부 경영실태 내용이 대부분 사실과 달랐기 때문이다. 김 전 총괄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회의 중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며 장문의 글로 수차례 카카오 내부의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김 전 총괄이 올린 글의 핵심은 카카오 자산개발실이 추진하는 제주 ESG 센터 등 3개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공사대금이 최대 800억원에 달하는데도 업체 선정 과정에서 결재나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였다. 김 전 총괄은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과 10분 가까이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이후 욕설 자체에 대해선 사과를 하면서도 업무 관행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카카오 자산관리실 임직원들은 김 전 총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카카오 내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맞섰다.

논란이 계속되자 카카오는 결국 외부 법무법인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김 전 총괄에 대해선 내부 영향력 등을 감안해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외부 로펌이 온전히 조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최종 징계 관련 결정은 사내외의 조사 내용을 취합해 카카오 윤리위가 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3월 4일까지 그룹 준법경영실과 외부 법무법인 중심으로 감사단을 꾸려 관련 자료 검토·분석,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3개월이 넘는 사내외의 진상조사 결과 김 전 총괄이 제기한 의혹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건설 프로젝트 진행 일부 미비점 있었지만 절차 준수” 결론

시공사 선정 관련 입찰방식과 입찰절차 수행에 대해 일부 미비점이 발견됐지만 김 전 총괄이 제기했던 ‘내부 승인 미비’, ‘시공사와의 유착 가능성’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카카오 윤리위는 “감사 결과 3개 건설 프로젝트들은 내부 승인 프로세스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했고 시공사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시공사와 유착관계 등은 확인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회사의 내부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 내용도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결국 카카오 윤리위는 김 전 총괄이 자산개발실 임직원들을 겨냥한 다수의 폭로글과 언론 인터뷰는 ‘직장 내 괴롭힘’, ‘허위사실 기반 명예훼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내정보의 무단 유출’, ‘언론 대응 가이드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최고 수준 징계인 해임을 의결했다. 반면, 김 전 총괄 폭로 이후 업무에서 배제됐던 자산개발실 임원들은 별도 징계 없이 업무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김 총괄은 네이버 공동창업자로서 네이버를 떠난 후 사회적 기업인 ‘베어베터’를 창업해 경영하며 발달장애인 관련 활동에 주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카카오 내부 혁신을 임무를 받고 카카오에 합류했다. 내부 감찰이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중순 모든 업무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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