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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늦잠이 '좋은 수면' 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주말 늦잠이 '좋은 수면' 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나의 ‘꿀잠’ 막는 범인은

‘선진국의 전염병’. 
 
세계보건기구(WHO)는 불면증을 이렇게 정의했다. 현대인은, 특히 선진국에서는 이런 불면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제적인 부가 축적된 선진국일수록 개인 공간의 조명·형광등을 비롯해 밤새도록 도시의 소음과 불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여기에 끝없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뇌가 밤새도록 켜지는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역시 ‘잠 못 드는 사회’가 됐다. 수면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0년 28만7835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불과 10여년 만에 76만4980명(2022년 기준)으로 2.7배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꿀잠’ 막는 주말 늦잠·휴대전화
 
좋은 수면이란 무엇일까.
 
대한수면연구학회에 따르면 ‘좋은 수면’은 일단 수면 중에 깨지 않아야 한다. 수면은 1∼4기와 렘(REM)수면으로 나뉘는데, 1기 5%, 2기 45%, 깊은 수면인 3∼4기 합쳐 25%, 렘수면 25% 정도가 평균적인 분포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치는 수면장애로 병원에 가서 뇌파를 포함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요소다. 일반적으로 평소 7∼9시간의 수면 시간과 낮 시간 또렷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즉 주간졸음이 없다면 좋은 수면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꿀잠’을 자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잘 형성해야 한다. 학계에서 제시하는 ‘수면 십계명’으로는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잠자리 소음 없애기 △낮잠 피하기 △낮시간 40분 이상 땀나는 운동 △카페인·알코올·니코틴 피하기 △야식 피하기 △침대에서 TV·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 연구팀이 성인 484명을 대상으로 ‘수면위생실천척도(SHPS-K)’ 온라인 설문 결과 이런 십계명은 나이가 젊을수록 더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위생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규칙적인 운동 부족, 주말 늦잠, 잠자리에서 TV·휴대전화 사용, 낮시간 일광 부족 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김 교수는 지난 15일 열린 대한수면연구학회 심포지엄에서 “분석결과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을 보여주는 수면 효율은 90%대로 높게 나타났지만, 임상적인 불면의 비율이 참여자의 28.1%, 주간졸림군이 17.8%로 나타났다”며 “참여자가 수면장애 등의 진단 경험이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실제 수면장애가 있지만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 분위기 변화 필요
 
수면 부족은 특히 소아청소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면은 회복기능, 에너지 보존, 면역 증강 등의 기능 외에도,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호르몬에 따른 신체성장, 인지기능·중추신경계 성장과 발달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연령에 따른 적정 수면 시간은 어떻게 될까.
 
2016년 미국 수면학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4∼12개월은 12∼16시간, △1∼2세는 11∼14시간, △3∼5세는 10∼13시간, △6∼12세는 9∼12시간, △13∼18세는 8∼10시간이 적정하다. 연령별로 권장 수면 시간을 제시한 것으로는 거의 유일한 가이드라인이다. 
 
김승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는 ‘학습장애는 7시간 이상, 우울증은 8시간 이상 수면 시 괜찮다’는 식으로 의견을 모은 콘센서스베이스 가이드라인으로 소아청소년과 관련해서는 유일한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문제는 지난 2022년 국내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중·고등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이 5.6∼6.7시간에 불과하다”며 “이른 등교 시간과 빛 공해, 과제·학원 등에 따른 수면 부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아청소년의 수면장애도 성인 못지않다. 불면증의 경우 0∼1세의 21%가, 13∼18세가 6%, 발달지연 아동의 75%에서 나타난다. 2∼8세에 호발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의 경우도 2∼3.5%에서 나타난다.
 
김승수 교수는 “이 시기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의 경우는 목 뒤의 편도선이 큰 시기에 따른 것으로 성인과 같은 완전 무호흡 상태보다는 저호흡 상태로 나타난다”며 “아이가 일주일에 3번 이상 코를 골면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에 잠에 빠져드는 기면병의 호발연령이 14.7세인 것도 이 시기 수면 부족과 함께 눈여겨볼 만하다. 
 
소아청소년의 수면 부족 해소를 위한 노력도 있었다. 경기도에서 2014년 ‘늦은 9시 등교 정책’을 시도했다. 초기에는 수면 시간이 증가하고, 아침 식사와 운동 횟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늦은 등교 시간은 늦은 취침 시간으로 연결됐고, 결국 10명 중 7명이 또다시 수면 감소 양상을 보였다. 일부 ‘학구열’에 불타는 지역에서는 등교 전 학원 수업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낮시간 건강한 신체활동과 ‘좋은 수면’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서는 ‘4당5락’, ‘형설지공’ 등의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기영 대한수면연구학회장(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그동안엔 수면 부족 시 뇌혈관질환·비만·대사증후군 위험 증가 등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수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왔다”며 “앞으로는 단 일주일이라도 잠을 잘 자는 경험을 해보고, 이로 인한 업무 효율과 삶의 변화 등을 환자가 직접 체감하며 수면위생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칭찬하다(8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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