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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말 많고, 저기선 말 아끼고…한동훈·이재명 정반대 스타일

여기선 말 많고, 저기선 말 아끼고…한동훈·이재명 정반대 스타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있다. (왼쪽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뉴스1

지난 14일 오후 2시. 여야 대표가 각각 현장을 찾아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은평구에서 아동복지시설 출신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학교 설립과 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청년 10여명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2시간 가까이 간담회를 주도했다. 끝날 땐 “그동안 말을 많이 했다”며 “정책에 선의를 갖고 잘하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같은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20년 장기 대출, 지역화폐 1조원 편성 등 중소상인 지원책을 제시했다. 준비한 모두발언을 마친 이 대표는 참석자들 이야기를 주로 들었다. 40분 남짓한 행사가 끝나고 기자들이 모여들자 “왜 이렇게 갑자기 많이 모였냐”고 인사한 뒤 4분간 백브리핑(즉석 문답)을 한 뒤 떠났다.

언뜻 보기에는 한 위원장이 적극형, 이 대표가 신중형이다. 각 당 공보국 발표 기준으로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한 위원장은 26일을, 이 대표는 8일을 현장에 할애했다. 한 위원장은 하루에도 두세번씩 기자들에게 말을 쏟아낸다. 이 대표는 피습 트라우마,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취재진과 주 1회 만난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는 “정치 신인인 한 위원장은 대중성, 좋은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반면,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는 외부 일정에 공들이기보단 내부에 더 집중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은평구 다다름하우스에서 나희원 자립준비청년에게 공약 택배를 전달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은 18세 이후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서 홀로서기에 나서는 이들이다. 다다름하우스는 성인발달장애 및 비장애 청년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통합형 자립지원주택이다. 왼쪽부터 윤도현 비대위원, 한 위원장, 나희원 청년. 김성룡 기자/ 2024.02.14

그런데 당내 소통에서는 두 사람 스타일이 정반대로 뒤집힌다. 특히 불출마나 컷오프, 험지 이동 등 민감한 공천 실무를 대할 때 한 위원장은 유독 조심스럽고, 이 대표가 한층 과감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부산·경남 지역 중진을 험지로 차출하는 과정에 ‘한핵관(한동훈의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동혁 사무총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중진들 사이에선 “아직 한 위원장의 연락은 받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당사자에게 연락을 돌리는 일, 이를 언론에 알리는 일 모두 장 사무총장이 도맡았다. 한 위원장은 공천 배제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공개석상에서 아쉬움을 표현했을 뿐, 직접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대로 이 대표는 직접 전면에 나선다. 2017년 대선 캠프 초창기 멤버인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로 용퇴를 요구했고, 서울 도봉갑에서 3선을 한 인재근 의원과도 따로 면담해 불출마 의사를 확인했다. 이 대표는 그 외 다수 공천 신청자에게도 직접 연락해 공천 적합도 조사 결과를 들이밀었다. 전직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공천 그립을 세게 쥐고 간다”며 “다들 이 대표 번호가 전화기에 뜰까 노심초사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팎으로 상반된 리더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은 여야 모두 엇갈린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을 마포을에 소개했다가 ‘사천(私薦)’ 논란을 겪었다”며 “비슷한 문제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다만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깔끔한 걸 추구하는 건 좋은데 직접 연락해 달래는 것도 중요한 정치의 일부다. 그런 걸 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적합도 통보를 두고도 민주당 지도부는 “당을 책임지는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 “나쁜 소식일수록 대표가 직접 전해야 무게가 실리고 수긍도 빠르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공천 실무에 밝은 야권 인사는 통화에서 “잡음 방지차 대표가 물밑 설득에 나선 건 좋았는데 그 결과 오히려 잡음이 증폭돼 외부로 불거졌다”며 “이 대표 리더십에 균열이 보인 것”이라고 했다.

칭찬하다(6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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