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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英 왕세자빈 둘러싼 실패한 언론 대응...왕실 브랜드 가치에도 ‘빨간 불’

‘사라진’ 英 왕세자빈 둘러싼 실패한 언론 대응...왕실 브랜드 가치에도 ‘빨간 불’

‘중병설’ 英 왕세자빈, 쇼핑 영상 공개돼
“비밀주의가 파장 키웠다” 비판
37조원 규모 英 왕실 자산에 타격 전망도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지난 1월 복부 수술 후 두 달 넘게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 매체 더 선이 케이트 왕세자빈이 남편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쇼핑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18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더 선에 따르면 편안한 복장으로 쇼핑백을 들고 주차장을 걷고 있는 케이트 왕세자빈의 모습은 지난 16일 촬영됐다.

케이트 왕세자빈이 수술 후 자취를 감춘 이후 등장한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10일 세 자녀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린 지 약 일주일만이다. 당시 원본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신변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려던 시도는 오히려 역풍을 맞은 상태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사진이 담긴 신문을 집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그 사이 더 선, 데일리메일 등은 케이트 왕세자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4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이에 왕실의 ‘비밀주의’가 오히려 논란을 키웠고, 대중의 관심에 기반한 영국 왕실의 브랜드 가치 역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일리메일이 이날 더 선의 보도를 인용하며 “케이트 왕세자빈의 고문들은 (스캔들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런 식으로 정보를 통제한다면 왕실과 대중의 관계는 나쁘게 끝날 것”이라고 말한 것에도 잘 드러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16일 “포토샵 대실패는 군주제 자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불러온 일련의 실수 중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이라며 “케이트 왕세자빈의 행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왕실의 문제는 대중의 인식뿐만 아니라 왕실의 막대한 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英 왕실 자산, 37조3800억원 추정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주제 중 하나인 영국 왕실의 자산 규모는 정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다. 다만, 포브스와 포천 등 미국 경제 전문지는 ‘더 펌(The Firm)’으로 불리는 영국 왕실의 자산 규모가 280억달러(약 37조3800억원)라고 추정한다. 찰스 3세 국왕이 물려받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인 재산을 제외한 금액이다.

영국 왕실의 가장 큰 자산은 부동산이다. 왕실 부동산(Crown Estate)은 크게 콘월 공국(The Duchy of Cornwall)과 랭커스터 공국(The Duchy of Lancaster), 버킹엄궁, 윈저성, 발모랄성 등으로 이뤄져 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남편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쇼핑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영국 매체 더 선을 통해 공개됐다. / 더 선 영상 갈무리

잉글랜드 남서부 내 13만5000에이커(5억4632만5617㎡)에 달하는 콘월 공국은 찰스 3세 국왕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손이 소유·감독한다. 콘월 공국에서 얻은 이익은 남성 왕위 계승자에게만 돌아간다는 원칙 때문이다. 다만, 윌리엄 왕세손은 콘월 공국의 자산을 매각할 수 없다. 대신 토지를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다. 2022년 기준 콘월 공국의 부동산 가치는 약 15억달러(약 2조97억 원), 영업이익은 3200만달러(약 428억7360만원)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부동산인 랭커스터 공국은 찰스 3세 국왕 소유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외곽 토지와 농지, 도시 개발, 상업용 부동산 등이 포함돼 있다. 2022년 기준 랭커스터 공국의 부동산 가치는 8억3150억달러(약 1조1140억)로 매년 2550만달러(약 341억6490만원)의 수익이 창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왕실은 왕실의 자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 외에 영국 정부로부터 주권 보조금(Sovereign Grant)을 받는다. 국왕이 공식 임무에 사용하는 비용을 세금으로 받는 것이다. 2022~2023년 동안 찰스 3세 국왕은 주권 보조금으로 1억900만달러(약 1조3518억원)를 받았다. 이를 재산 유지, 직원 급여, 연설, 방문과 같은 왕실 의무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는 데 사용한다.

실패한 언론 대응에 대중 인식 추락…“왕실 자산에도 영향’

영국 내에서는 세금으로 주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다. 영국 왕실을 지원하는 대신 주권 보조금을 간호사와 교사를 고용하는 등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영국 왕실 역시 “왕실 재정이 비밀로 뒤덮인 값비싼 제도로 묘사되곤 한다”며 “주권 보조금이 최대한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고, 왕실 재정을 최대한 투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영국 왕실이 보유한 자산 외에 이들의 가치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영국 왕실은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고, 영국 관광업에 기여하며 영국 자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왕실이 받는 대중의 관심은 군주제를 유지하는 힘이자 케이트 왕세자빈과 관련된 음모론이 대중의 인식에 타격을 주고, 영국 왕실의 사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여기다 사진 조작을 인정하면서도 케이트 왕세자빈의 현 상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지금까지 영국 왕실이 누렸던 브랜드 가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대중 문화 브랜드 회사인 할리우드 브랜디드의 설립자인 스테이시 존스는 포천에 “인지된 실수나 스캔들로 인한 대중의 지지 감소는 영국 왕실의 재정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납세자는 신뢰하지 않는 기관에 세금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 1월 17일 성명을 통해 “케이트 왕세자빈이 복부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3월 마지막 주말인) 부활절까지 대중 앞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케이트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런던의 한 병원에서 수술받고 13일 동안 입원했다. 당시 영국 왕실은 “케이트 왕세자빈은 자신의 개인 의료 정보가 비공개로 유지되기를 바란다”며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음모론은 확산했다.

여기다 지난 10일 케이트 왕세자빈이 가족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지만,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이 해당 사진을 삭제하면서 편집 논란이 일었고, 결국 영국 왕실은 11일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후 몇 시간 뒤에 데일리메일이 케이트 왕세자빈과 윌리엄 왕세손이 차에 타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은 연례 영연방 기념일 예배를 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는 중이었고, 케이트 왕세자빈은 비공개 일정을 위해 이동 중이었다. 사진은 흐릿했고 케이트 왕세자빈의 뒤통수만 나왔기에 일각에선 이 사진 역시 조작됐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더 선은 소식통을 인용해 “케이트 왕세자빈은 아이들의 부활절 방학인 4월 중순 이후에 공식 석상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트 왕세자빈은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만, 우선 공식 임무에 복귀한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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