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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 도전장 KAIST 출신 ‘태극권 고수’ [금배지 원정대]

한강벨트 도전장 KAIST 출신 ‘태극권 고수’ [금배지 원정대]

[금배지 원정대-30]
서울 중성동을 출사표 이영 전 중기부장관
하태경·이혜훈과 경쟁… “난 실무에 강해”
중구에선 도시공동화 해결책 제시
금호동은 차별화된 재개발 청사진


이영 전 중기부 장관이 약수역 인근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Q. 이영에게 정치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편안한 일상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리더십

Q. 이영에게 금배지란?

국민과 국가가 담겨 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배지



“저는 현안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허들을 넘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두 후보와는 분명히 다른 게임을 뛸 것이고, 제가 당선이 되면 결국 유권자들이 ‘이영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납품대금 연동제와 복수의결권. 각각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숙원 과제였다. 원재료 가격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조정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는 재작년 14년 만에 법제화됐다.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복수의결권 제도는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당시 불가능해 보였던 과제를 풀어낸 건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다. 2000년 정보기술(IT) 보안 벤처기업인 ‘테르텐’을 창업한 이 전 장관은 2020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년 뒤인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윤석열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 전 장관이 또다시 녹록지 않은 일에 뛰어들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당내 경선이 치열한 서울 중·성동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장관 외에도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중성동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 의원과 이 전 의원은 3선을 한데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은 중량감 있는 인사다. 초선 비례대표 출신인 이 전 장관이 상대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 전 장관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중성동을, 민주당과 매번 박빙
서울 중성동을 국회의원 선거 결과
서울 중성동을은 국민의힘이 매번 민주당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곳이다. 당내에서 후보로 확정된다고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구는 아니다. 그만큼 후보의 경쟁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관할 지역은 명동·장충동·필동 등 중구 전역과 성동구의 금호동·옥수동 등이다.

다만 최근 들어 보수정당에 유리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보수세가 강했던 옥수동뿐 아니라 재개발 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금호동에서도 보수세가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지상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38.03%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36.27%)를 단 1.76%포인트 앞지른 결과였다. 이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24.33%)에게 당시 야권 표심이 분산된 가운데 간발의 차로 승리한 것이다. 가장 최근인 21대 총선에선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51.96%의 득표율을 올리며 지 전 의원(47.27%)을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에도 4.69%포인트 차로 격차가 크진 않았다.

중구를 온기가 도는 미래도시로
이 전 장관이 어려운 전투에 참전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뭘까. 이 전 장관은 “중구에서는 매일 2.6명이 전출하는 등 도시공동화가 굉장히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중구는 620년의 전통이 있고 조명·인쇄·영화·디자인 등 굉장히 다양한 부문에서 역사가 있는 곳인데, 중구를 새로운 온기가 있는, 가치 있는 미래도시로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종로에서부터 중구·이태원까지 전통시장 거리를 잇는 ‘마켓밸리’를 형성하겠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아이디어다. 마켓밸리를 중심으로 주거·경제·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종합도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 전 장관은 “성동구 옥수동과 금호동은 학교·대규모 병원 등 공공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마을’이란 개념을 훼손하지 않고 강남과는 차별화된 재개발 단지를 완성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영 전 중기부 장관이 서울 약수역 인근 선거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론가 아닌 실천가로서 면모가 강점
이 전 장관이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건 실천가로서의 면모다. 그는 “전문가에는 아는 사람과 해본 사람 두 부류가 있다”며 “해본 사람과 해야 하는 것을 아는 사람 간에는 무엇을 설득하거나 해결할 때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은 중기부에 있을 때 대기업들의 반발이 심했던 납품대금 연동제를 제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20년간 벤처기업 창업가이자 대표로서 일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제가 20년간 현장을 지켜봤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게임의 법칙이 우리를 성장시킬 수 없다. 어떻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원팀이 돼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이길 수 있냐의 게임을 해야 한다”면서 설득에 나섰다.

이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로 돌아온다면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푸는 데 중점을 두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 숙성되지 않은 법안들이 너무나 빨리 양산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법들은 현장에서 엄청난 규제로 작용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범죄가 아니라면 세계의 경제·문화·정치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들이 가능하다고 하는 모든 것들은 한국에서도 가능하게 하는 입법 조치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회에 유효성이 다한 법안을 폐기하는 기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생각이다. 이 전 장관은 “우리가 스스로 만든 법들을 추적하면서 이해충돌이 생기면 개정 요청 알람을 보내주거나 폐기해서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우리도 입법 서비스를 전주기 관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좌·우 이념 떠나 합리적 방향 선택
이 전 장관은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다. 동양 고전인 ‘노자’를 즐겨 읽고 ‘태극권’을 7년 동안 수련했다. 그는 이 같은 취미가 바쁘게 사는 일상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느끼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수련의 과정을 통해 체득한 ‘중용’의 지혜는 이 전 장관의 정치적인 선택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전 장관은 “좌나 우라는 이념을 떠나서 우리가 가야할 길, 합리적인 방향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들을 해왔다. 당론으로 채택된 법안 중에서도 저는 기권이나 반대표를 던진 경험이 있다”며 “정치가 과학이나 기술을 이겨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 앞의 가장 커다란 산은 일단 당내 경선이다. 이 전 장관이 당내 경쟁자들을 제치면 ‘한강벨트’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전 장관이 여당의 중성동을 탈환에 앞장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배지 원정대’는 2024년 4월 열리는 22대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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