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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젊은 의사와 자리 마련해 달라”…전공의 사직 한 달, 손 내밀었다

정부 “젊은 의사와 자리 마련해 달라”…전공의 사직 한 달, 손 내밀었다

조규홍 장관, 빅5 병원장 간담회
“젊은 의사와 대화 기회 마련해달라”
尹 “정부 믿고, 후배 의사들 설득해 달라”
방재승 전국 교수협 비대위원장 대국민 사과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서울지역 주요 5개 병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째인 18일 정부가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대형 대학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전공의들이 빠져나간 의료 공백을 메워온 의대 교수들까지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의료 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서울대병원 등 서울지역 주요 5개 병원장과 만나 병원에 근무하는 젊은 의사들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난 지 한 달 만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하종원 신촌세브란스병원장은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남아있는 의료진의 체력 소모가 커서 진료 유지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들 대학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의료 역량을 중증·응급환자 및 난이도 높은 치료에 집중하고 있으나, 수술 횟수 등이 급감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 장관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상진료체계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의료진들의 노고 등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는 의료계와 접점을 넓혀 나가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빅5 병원장들과 간담회에서 협조를 당부한 데 이어 오는 19일 국립대 병원장들을 만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소아과병동 환자와 의료진을 격려하며 의대 증원에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앞서 의료계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방 교수 “이번 사태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교수가 사직서를 내는 것은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사표를 낸다는 의미 자체보다는 그 전에 해법을 찾아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이 진료 현장을 떠나겠다는 것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의대 교수님들이 이렇게 얘기하시는 건 절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입원·수술·처치 의료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비용)을 현실화하도록 현행 수가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수가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상대가치 점수(의료 행위별 가격)를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대가치점수 개편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이후 연 단위 상시조정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필수의료에 2028년까지 투자하기로 약속한 10조원의 구체적 계획도 공개했다. 화상과 수지접합, 소아외과, 이식외과 등 외과계와 심뇌혈관 질환 등에 5조원, 분만과 소아·청소년과 분야에 3조원 이상, 심뇌혈관 및 중증소아 네트워크 등에 2조원을 보상하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간부 2명에 3개월의 면허 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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