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스파클뉴스골드스파클뉴스

“H3 발사체는 만점”… 독자개발 30년 일본, 머스크 넘본다

“H3 발사체는 만점”… 독자개발 30년 일본, 머스크 넘본다

작년 실패 딛고 ‘H3 로켓’ 성공

일본이 약 2조원을 들여 개발한 차세대 주력 로켓 ‘H3′ 발사에 성공했다. 로켓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우주 개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30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7일 오전 9시 22분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발사한 H3 2호기가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H3 1호기가 2단 로켓 엔진 점화 불능으로 발사 실패한 지 1년 만에 재도전해 성공한 것이다.

JAXA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H3 발사는 만점”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H3 발사 성공이 (우주 강국 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방 국가의 위성 발사를 거부해 로켓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H3 발사 성공을 계기로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맞춤형 로켓 제작 가능한 기술

H3는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개발한 길이 63m, 중량 574t 규모 2단식 액체 연료 로켓이다. 기존 H2A 로켓보다 추진력이 40% 강한 신형 LE-9 엔진을 탑재했고, 발사 준비 기간은 대폭 줄여 연간 6회까지 발사가 가능하다. H3는 일본이 위성 발사 대행을 중심으로 한 우주 개발 시장에서 미국 스페이스X, 유럽 아리안 스페이스 등과의 경쟁을 목표로 한 야심작이다. 위성 발사 대행은 안전성은 물론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이 고객 확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일본은 H3의 상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현재 주력인 H2A보다 부품수를 최대한 줄여 제작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또 기존 로켓에서 당연하게 사용하던 전용 부품 대신, 민간 상용 부품이나 로켓의 여러 부분에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부품을 쓰도록 설계했다. 부품 제작에는 3차원(3D) 프린터도 적극 활용했다. 로켓은 추력과 탑재 공간이 정해져 있다는 상식도 깼다. H3는 1단부에 엔진을 2개 혹은 3개씩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고, 고체 로켓 부스터도 최대 4개 부착할 수 있다. 탑재할 위성이나 화물의 무게에 따라 맞춤형 로켓을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JAXA 측은 H3 발사 비용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H2A의 절반 수준인 50억엔(약 445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켓과 엔진을 회수해 재활용하면서 발사 비용을 낮춘 스페이스X의 팰컨9 1회 발사 비용이 70억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획대로 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 연료 밀어붙인 일본

1970년 미국 델타 로켓을 가져와 만든 L-4S 로켓을 발사하면서 시작된 일본의 로켓 개발은 1986년 H1 로켓으로 본격화됐다. 특히 1994년 순수 독자 개발한 H2 로켓은 일본 우주 개발의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H2를 개량해 2001년 처음 발사한 H2A는 현재까지 48회의 발사에서 단 한 차례만 실패해 발사 성공률이 98%에 이른다. 2014년에는 이 로켓에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를 탑재해 세계 최초로 소행성 ‘류구’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성과도 거뒀다.

일본은 H 로켓을 개발하면서 기존에 보편화된 케로신(등유) 연료 대신 수소 연료라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다. 수소는 친환경적이고 추력 성능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하 섭씨 250도 이하로 낮춰야 해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우주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나 기업은 수소 연료 활용이 까다롭다며 부정적이었지만, 일본은 경쟁자가 없는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을 밀어붙인 끝에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발사체 누리호와 각종 위성을 자체 개발했고 자력으로 쏘아 올릴 우주 센터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우주 시장에서 경쟁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발사체 역시 H3보다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한국은 성능과 발사 비용 절감 등 세계 시장 경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칭찬하다(35543)
허가 없이 전재할 수 없습니다:>골드스파클뉴스 » “H3 발사체는 만점”… 독자개발 30년 일본, 머스크 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