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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교수들 "정원 배정, 대화의 장 마련한 뒤로 미뤄달라" 호소

아산병원 교수들

흉부외과 교수 공개 사직…"한 달만에 의료 망가져"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응급환자를 위한 침상이 놓여 있다. 2024.3.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의 의과대학 정원 배분이 2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울산의대 교수들이 "정원 배정은 대화의 장부터 마련한 뒤로 미뤄달라"며 "의사들이 환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대통령께서 물꼬를 틔워달라"는 입장을 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하루를 버티기 힘든 응급환자, 중증환자들을 헤아리셔서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한 결단을 내려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공의 93% 사직, 의과대학 전 학년 휴학까지 11개년 차 젊은 의사와 미래의 의사들이 사라질 사상초유의 위기"라며 "10년간 대한민국이 배출할 전문의, 군의관, 공보의가 없다. 이대로면 필수 지역의료의 붕괴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자들이 떠난 자리를 지키던 의대교수들은 이미 체력적인 한계에 직면해 교수직을 내려놓는 고육지책으로 정부에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대화와 타협의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간곡히 요청드렸다"고 했다.

이들은 "오는 20일 발표할 계획인 의대정원 배정은 대화의 장부터 마련한 뒤로 미뤄달라"며 "의사들이 환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대통령께서 물꼬를 틔워달라"고 요청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발적인 사직을 결의한 바 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도 "이 상황을 도저히 못 견디겠다"며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 병원 흉부외과의 최세훈 부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땅의 가장 어려운 환자들을 포기하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느니, 차라리 의업을 떠난다"고 적었다.

최 교수는 "흉부외과는 남은 자들이 온몸과 마음을 갈아 넣으며 얼마간 버티다가 결국 문드러져 버릴 것"이라며 "불과 한 달 만에 이 땅의 의료가 회복 불능으로 망가져 버렸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온 나라 의료 체계를 바꾸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졸속으로 강압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정책으로 인하여 한 나라의 의료가 붕괴한다면 아마추어 정부, 돌팔이 정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칭찬하다(19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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