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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라스베이거스 스 피 어 그 화려함에 정점을 찍었다

잠 못 이루는 라스베이거스 스 피 어 그 화려함에 정점을 찍었다

18K 초고해상도 스크린 둘러싸인
지름 160m 대규모 원형 공연장
하루 광고비만 6억원 달해
스피어 내부는 1만8600석 공연장
축구장 2개 크기 '천장 스크린' 압권
16만개 스피커에 오감 자극 시스템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신 도시지만, 밤이 되면 태양보다 뜨거운 야경으로 심장이 터져버릴 것같이 만드는 도시. 바로 미국에서 넘버원 휴양지로 꼽히는 라스베이거스다. 가장 유명한 건 카지노지만, 도박 말고도 할 게 많다.

최고급 호텔에서 펼쳐지는 불쇼, 분수쇼, 물쇼를 관람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런 불야성 도시에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공연장이 등장해 기존 기라성 같은 공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치 지구에 불시착한 행성처럼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는 MSG 스피어다.

지난달 12일 방문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박람회 CES가 한창이어서 인산인해를 이뤘었다. 낮에는 최첨단 기술의 향연을 찾아 전시관을 탐방하던 비즈니스맨들이 밤이 되자 라스베이거스 번화가인 스트립(Las Vegas Strip)으로 쏟아져 나와 여흥을 즐겼다. 세간의 관심은 작년 9월 문을 연 새 랜드마크인 MSG 스피어에 쏠렸다.

스피어의 둥근 외관은 시시각각 변한다. 외관은 높이 112m, 지름 160m의 원형을 감싼 약 5만3000㎡ 규모다. 18K 초고해상도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있다. 광고비가 천문학적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라스베이거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MSG 스피어의 광고료는 하루 45만달러(약 5억9200만원), 일주일 65만달러(약 8억5476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앞두고 삼성전자도 올해 CES 기간 스피어에서 약 18시간 동안 광고를 상영했다.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연장도 혼을 쏙 빼놓는다. MSG 스피어의 시작은 작년 9월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공연이었다. 'U2·UV'라는 제목으로 열린 공연은 1인당 입장료만 최저 500달러에서 최고 1000달러였다. 비싼 가격에도 올 3월까지 입장권이 대부분 매진됐다.

에드워드 런저 스피어 건물운영 부사장은 "한국의 K팝 스타들도 이곳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피어 내부 객석이 총 1만8600석이다. 공연장은 3~7층에 있으며, 최대 2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1만5000㎡ 규모의 18K 초고해상도 스크린이 천장까지 가득 차 있다. 스크린을 평지에 깔면 축구장 2개와 맞먹을 만큼 거대하다. 어느 곳에 앉아도 16만개의 스피커, 바람과 냄새, 진동 등을 전달하는 '햅틱(Haptic)' 시스템이 오감을 자극한다.



지난달 스피어에선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한 영화 '지구에서 온 엽서'가 상영 중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자 180도 화면이 압도적이었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영상 속에서 지구의 광활한 협곡, 초원, 산맥, 해저 등을 오갈 때마다 난생처음 보는 거대한 화면이 놀라움을 더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화면이 크다 보니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상하좌우로 고개를 돌리다 보니 목이 아플 지경이었다.

놀라움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더해졌다. 영화 속에서 열기구가 공중으로 부양하자 객석에도 어느새 휘휘 바람이 불어왔다. 농장에서 오렌지를 따는 장면이 나오자 코끝에 상큼한 향기가 전해졌다.

코끼리가 쿵쿵거리며 다가올 땐 좌석이 부르르 흔들렸다. 다만 큰 화면 외에 여타 효과는 아주 새롭진 않다. "졸다가 바람 때문에 깼다"는 이도 더러 있었다.

운영사 측은 하루 4번 상영하는 영화 '지구에서 온 편지'를 보기 위해 매회 5000명 이상의 관객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2만석 정도 티켓 판매가 이뤄지는 셈이다.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스피어는 건축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매디슨스퀘어가든(MSG)이 총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를 투입해 7년에 걸쳐 만들었다.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세계 곳곳에 둥지를 틀려고 한다. 다만 비싼 건축비와 빛 공해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스피어를 건설하면 강 건너 압구정동 아파트에서도 스피어가 보일 정도라고 한다. 영국 런던에서도 스피어를 지으려다 빛 공해 문제로 불발된 바 있다.

이날 스피어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부 스크린으로 인한 빛 공해 우려가 없는지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런저 부사장은 "라스베이거스에 스피어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빛 공해 문제가 전혀 없었다"며 "만일 다른 도시에서 그 문제가 논란이 된다면 밤 같은 늦은 시간 빛의 조도를 낮게 조절하거나 일정 시간 꺼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스피어를 한국에서 즐길 날이 올 수도 있다. 경기도 하남시 한강변에 스피어가 조성될 예정으로,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스피어를 방문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가로세로 약 15.2㎝(6인치)가 넘는 가방을 들고 갈 수 없고 삼각대를 비롯한 촬영 장비도 허용하지 않는다.

관람료도 다른 라스베이거스의 쇼들처럼 저렴하지 않다. 하루 3~4회 상영하는 '지구에서 온 엽서' 관람료는 1인당 119~169달러다. 영화 상영시간은 50분이다.

시간이 없거나 주머니 사정상 관람하기 어렵다면 밖에서 보는 방법이 있다. 스피어의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하기 좋은 명당을 두 군데를 추천한다.

기존 라스베이거스의 명물인 대관람차 '하이 롤러' 안에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스피어를 감상할 수 있다. 탑승 후 서서히 올라가면서 바텐더가 제조해주는 칵테일을 들이켤 수 있다. 관람시간은 30분가량으로 입장 가격은 시간대에 따라 1인당 29~38달러다.

더 웨스틴 라스베이거스 호텔 주차타워도 괜찮다. 스피어에서 가까워 걸어서 10분 거리이며 언제든지 입장이 가능하다.

▷여행 정보

미국을 가려면 입국 72시간 전까지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아야 한다. 1인 21달러(약 2만8000원).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을 운항한다. 영상 관람을 포함한 스피어 입장권은 시간과 자리에 따라 다르다. 자세한 정보는 라스베이거스관광청 홈페이지 참조.

[라스베이거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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