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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흐름 이재명·원희룡 딱 반반… 말조심 안 하면 싸움나” [심층기획

“민심 흐름 이재명·원희룡 딱 반반… 말조심 안 하면 싸움나” [심층기획

‘명룡대전’ 인천 계양을

50대 “불변의 민주당 강세 지역”
60대 “元, 싸움판 정치 바꿔줄 것”
여론조사도 “격차” “접전” 엇갈려

李측, 정권심판론 앞세워 勢결집
元측, 청년층 투표율 높이기 집중


“이곳 민심이 여야 딱 반반이라 손님들하고 대화할 때도 조심해야 됩니다. 하도 첨예하게 갈리니까 손님이 말하는 걸 보고 성향에 맞춰 말해야지 아니면 큰 싸움 나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연합뉴스
인천 계양에서 25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민경설(65)씨는 요즘 손님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게 될 때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지자가 절반 정도로 나뉘고 서로 간의 입장 차가 큰 탓이다. 계양을 유권자이기도 한 민씨는 “이 지역에 워낙 더불어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이 많지만 민주당이 한 게 없으니 변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지금으로선 어느 후보가 이길 거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다”고 말했다.
 
17일 세계일보가 찾은 계양을 지역구의 분위기는 첨예했다. 민주당 텃밭으로서 야당 지지세가 여전히 공고했지만 이번엔 여당을 밀어주겠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지난 16일 인천 계양구 임학역 인근 거리에서 한 시민과 기념 촬영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측 제공
계양산전통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구진현(55)씨는 “계양은 워낙에 민주당 성향이 강하고 ‘불변의 세력들’이 있다”며 “국민의힘 원희룡 예비후보가 어느 정도 격차를 줄일 순 있겠지만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장을 보러 나온 50대 박모씨도 “민주당이 그렇게 잘했다고 보진 않지만 ‘그래도 민주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어지간하면 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가 당선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내에서 21년째 떡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모(64)씨는 “난 원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어떻게 잘살게 할지에 머리를 쓰는 게 아니라 맨날 싸우며 서로 비방만 하는 게 너무 싫은데 원 후보는 그래도 장관까지 한 분이니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우자와 함께 나온 한모(44)씨도 “여태까지 민주당이 오래 해 왔는데 이제 한 번 바꿀 때가 된 것 같다”며 원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이날 서부순환수로변 산책로에서 진행한 원 후보의 시민 인사 현장에서도 “이번엔 좀 바꿔 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특히 노년층 유권자들은 원 후보에게 먼저 다가와 정치 교체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곤 했다. 반면 원 후보가 악수를 청해도 외면하거나 “길 좀 막고 있지 말라”며 반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민심은 최근 여론조사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 후보가 유리하게 나타나는 것은 변함없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조사에서조차 그 격차가 크게 널을 뛴다. 지난 9∼10일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계양을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이 42%, 원 후보 지지율이 39%로 오차범위(±4.4%포인트) 안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8∼10일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계양을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 오차 ±4.4%포인트)에서는 이 후보가 48%, 원 후보가 36%로 1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와 이천수 후원회장이 17일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 중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원 후보 측은 지역 밀착 전략과 함께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층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 후보는 “의외로 20대에서 여당 지지율이 나쁘지 않다. 젊은 세대가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득권을 잡아 온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젊은 층이 투표장에 많이 나와 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 후보는 윤석열정부 심판론을 앞세워 지지세를 결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여론조사가 우세하게 나오고 있지만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이) 무능·무책임·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나라의 명운이 달린 선거라는 점을 유권자께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경제 폭망,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 정권으로 인해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이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이런 정권으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바꿀 수도, 계양의 발전과 성장을 도모할 수도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국을 돌며 당 후보들을 지원사격 중인 이 후보는 전날 경기 하남·용인·광주 방문을 모두 마친 뒤 저녁에 3시간여 지역구인 계양구 임학동 상점가를 돌며 인사하는 등 틈틈이 지역구를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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