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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매출 3兆 풀무원, 4000억 샘표… 두부·간장 식품社 엇갈린 운명

[비즈톡톡] 매출 3兆 풀무원, 4000억 샘표… 두부·간장 식품社 엇갈린 운명

샘표, 박규회 창업자 후손들 이끌어...오너 4세 경영 수업 중
풀무원, 전문 경영인 체제...‘1호 사원’ 이효율 CEO에 경영권 넘겨

샘표와 풀무원은 닮은 곳이 많은 회사입니다. 각각 회사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한국인들에게 각인돼 있죠. 샘표는 간장 등 장류, 풀무원은 두부의 ‘원조’ 격으로 주부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았습니다. 이 제품들은 각 회사의 근간이죠.

샘표는 1946년, 풀무원은 1984년 설립돼 오랜 역사를 가졌습니다. 원칙에 대한 고집과 식품에 대한 엄격한 품질 관리로 국내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는 덤이죠.

하지만 두 회사가 현재 서있는 위치는 사뭇 다릅니다. 샘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19억원으로 2.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13억원으로 30.1% 감소했습니다.

반면 풀무원은 올해 3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2조9935억원을 기록했고, 매출과 영업이익(620억원) 모두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그래픽=정서희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매출규모가 벌어지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경영전략의 차이를 꼽습니다.

샘표는 박규회 창업자의 후손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죠. 박진선 샘표 대표는 박규회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인이 된 박승복 전 샘표식품 대표의 장남입니다.

박 대표의 장남인 1978년생 박용학 상무는 공학도 출신으로 오너 4세입니다. 서울대와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습니다. 지난 2017년 샘표식품에 입사한 후 약 2년 만에 초고속으로 상무 타이틀을 달며 4세경영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풀무원은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기로 합니다. 남승우 전 풀무원 총괄CEO가 퇴진하면서 ‘풀무원 1호 사원’ 이효율 현 CEO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죠. 그와 30년 넘게 함께 했던 ‘식품 전문가’에게 회사를 맡긴 것입니다.

당시 남 전 CEO는 “비상장기업은 가족(오너) 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의 경영권은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철학을 직접 대외에 밝히며 만 65세였던 2018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이 CEO가 취임한 이후 풀무원은 적극적인 해외 판로 개척과 식물성 브랜드 ‘지구식단’으로 새로운 사업의 문을 열었습니다. 지구식단은 출시 1년 만에 430억원의 매출을 올려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지구식단의 대표적인 제품은 풀무원이 기업의 모태로 삼고 있는 ‘두부’입니다. 대표 제품이 치킨 텐더를 대체하는 두부 텐더입니다. 풀무원이 개발한 자체 기술로 두부에 결을 만들어내 씹는 맛을 끌어올린 제품으로, 식물성 제품 가운데 육류를 대체할 만큼 맛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풀무원은 최근 가수 이효리를 지구식단 모델로 쓰기도 했는데요, 풀무원이 연예인 모델을 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식물성 식품에 대한 이효리의 가치관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가능했던 것이죠.

올해는 해외사업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법인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아시안 누들(냉장생면)과 매출의 절반을 견인하는 두부가 매출 확대를 쌍끌이했다고 풀무원은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두부바의 매출도 최근 2년간 3.4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샘표는 장류(간장·고추장·된장 등) 중심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비장류 사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요리에센스 ‘연두’를 필두로 프리미엄 서양식 브랜드 ‘폰타나’, 아시안 소스 ‘티아시아’ 등을 출시해 제품 카테고리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성장세를 논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샘표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박 상무가 이끄는 해외 사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 사업 보고서가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면 식품제조 사업부문 누적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은 377억원에서 374억원으로 0.7% 감소했습니다.

타 국내 식품 업체들이 해외에서 ‘K푸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달리 샘표는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향후 두 회사의 미래는 어떨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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