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60% 얻어 압도적 5연승고향서도 패배한 헤일리"3월 5일까지 포기안해"바이든 "트럼프, 미래위협"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DC 교외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공화당 최대 연례 행사 '보수정치행동회'에서 연설 도중 성조기에 입맞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 예상보다 훨씬 큰 승리다. 공화당이 지금처럼 단합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11월 5일 대선에서 '덜떨어진(crooked)' 조 바이든에게 '너는 해고야'(You're Fired·리얼리티쇼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만든 유행어)라고 말할 것이다."2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도 컬럼비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후 7시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 종료 직후 승리 축하 무대에 올랐다. 그는 30분간의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11월 대선 본선 대결에 집중했다.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사실상 공화당 경선이 끝났고 대선 본선 모드로 전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개표율 94%를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0.1%를 득표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39.2%)를 제치고 승리했다. CNN은 사전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개표 10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속보로 전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정치적 고향인 이곳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집중 유세를 펼쳤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세론으로 밀어붙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그는 올해 1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 이어 2월 네바다주와 버진아일랜드를 거쳐 사우스캐롤라이나주까지 초반 5연전을 싹쓸이하면서 대선후보로 쐐기를 박았다. 그는 오는 27일 진행될 미시간 프라이머리에 이어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3월 5일)을 거쳐 이르면 3월 12일에는 공화당 대의원 2429명 가운데 절반인 1215명을 확보해 조기에 대선후보로 확정될 수 있다.미국 공화당은 50개 주를 순회하는 경선을 5월까지 진행하는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 이어 7월에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해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한다.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지지자들에게 "후보 1명이 나서는 소비에트(옛 러시아 평의회) 방식의 선거는 안 된다"면서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헤일리 전 대사는 "(제 득표율인) 40%가 (승리 요건인) 50%가 아닌 것을 알지만 40%가 작은 그룹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항마로서 자신의 입지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11월에 바이든을 이겨야 하는데, 트럼프가 바이든을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한편 4년 뒤 대선 재도전까지 염두에 둔 정치 행보로 해석된다. 올해 1월 정치 기부금만 놓고 보면 헤일리 전 대사는 1150만달러를 모금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880만달러)을 앞질렀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다음 경선지인 미시간주 유세에 나선다. 헤일리 선거캠프는 3월 슈퍼 화요일에 맞춰 15개 주 전역에서 광고비로 100만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록힐 유세 현장에서 대선후보 입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물가가 39% 상승했고 '바이드노믹스'(바이든 경제정책) 때문에 기름 값이 치솟고 있다"면서 "미국을 지옥에서 구해낼 것"이라며 '마가노믹스'를 내세웠다. 또 지난 대선이 사기였다는 주장을 이어가면서 "내가 집권했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우리를 후퇴시키려고 한다"면서 즉각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만찬에서 "우리는 트럼프가 남긴 피해와 씨름하면서 매일 트럼프가 쏟아내는 미래에 대한 위협을 상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머그샷과 형사기소가 흑인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최악의 증오와 분열"이라고 비난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쩐의 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선거기부금으로 올해 1월 말 기준 3050만달러, 바이든 대통령은 5600만달러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작년 11월 기준 트럼프 캠프 기부자들은 14만3000명으로 바이든 캠프(17만2000명)보다 적었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지갑을 여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기부금이 선거자금이 아니라 각종 법률 비용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