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정적 살해' 멋지다고 생각하거나 별일 아니라고 여겨" 親트럼프 그레이엄 "나발니 용감한 사람…푸틴에 대가 치르게 해야"
[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인사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사진은 헤일리 전 대사가 지난 13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블러프턴에서 유세하는 모습. 2024.02.19.[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러시아 야권 인사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주말 시사대담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침묵을 두고 "푸틴이 정적을 살해한 게 멋지다고 생각하거나, 그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다음 달 자국 대선을 앞두고 북극권 감옥에서 수감 중 돌연 사망했다. 현재 유족이 시신 인계를 희망하고 있지만, 러시아 당국은 일단 부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기내 독극물 테러에도 살아남은 인물로,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배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병원에 옮겨진 그의 시신이 머리와 가슴 쪽에 멍이 들어있었다는 등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 "그는 정적을 살해한 남자와 같은 편"이라며 "그는 미국 언론인을 체포하고 이들을 인질로 삼는 폭력배(thug)와 같은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등 독재자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 마지막으로 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자로, 오는 24일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약진을 노리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치른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연패, 사퇴 압박을 받는다.
한편 이날 미국 의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나발니 사망과 관련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당내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이날 CBS 주말 시사대담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나발니는 내가 만난 이들 중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며 "방금 두 명의 민주당 상원의원과 통화했다. 러시아를 미국 법상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나발니 살해의 대가를 치르게 하자"라고 했다.
현재 미국 정부 지정 테러지원국은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 4곳이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방위 관련 수출 및 판매, 이중용도 품목 수출 등이 제한된다.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로 돌아갈 때 그(나발니)는 푸틴이 자신을 죽이리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에게 나발니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나는 바이든 대통령 당신에게 동의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