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불신임 비율 84%, 80% 넘은 것도 최초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최근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10∼20%대를 기록했다. 사실상 정권 퇴진 위기 수준의 낮은 지지율이다.
19일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21%)보다 7%포인트 하락한 14%로 나타났다. 이는 마이니치 조사에서 아소 다로 내각이 2009년 2월 기록한 지지율(11%)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2%를 기록했다. 내각에 대한 불신임 비율이 80%를 넘은 것은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최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저조한 지지율이 확인된다.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1%, 보수 성향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24%를 기록했다. 또한 지지통신은 16.9%, 교도통신은 24.5%, NHK는 25%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 원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의 관계에 대한 의혹 등이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파벌들의 정치자금 '파티'에서 모은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논란이 된 이후 자신이 이끌던 기시다파의 해산을 선언하고, 당 차원의 쇄신안까지 내놨지만,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서 자민당은 현직 국회의원 374명과 지역구 지부장 10명 등 384명을 대상으로 비자금 조사를 시행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현직 의원 85명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부실 기재했으며 관련 금액이 5억7949만엔(약 51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자금 조성 및 사용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는 종교 정책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상과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과거에 가정연합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가운데,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과 기시다 총리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마이니치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25%로 가장 높았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1%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9월에 끝난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된다.